이집트의 제3중간기 – 신아시리아 제국의 침공

신아시리아 제국의 침공

 

누비아와 이집트의 건축 양식을 조합하여 축조된 피라미드는 오늘날까지도 이집트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타하르카의 통치 기간 동안 나일강은 딱 적절한 수준으로 범람하여 덕분에 농작물 수확량이 상당히 풍부해져서 주민들의 삶이 이전보다 훨씬 풍요로워졌습니다. 제25왕조는 샤바카 다음 파라오인 타하르카 시대에 절정을 찍었습니다. 타하르카는 완전히 이집트 문화를 받아들인 파라오로, 아문의 대신전에 상당한 양의 황금을 기부하여 신관들의 호의를 얻었습니다. 그 결과로 제25왕조는 옛 이집트 신왕국의 영광을 되찾아 매우 강력한 국가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같이 강력한 왕국을 이끈 타하르카는 결국 신아시리아 제국의 압박으로 인해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정복한 아시리아가 이집트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시리아와 이집트 간에 대대적인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타하르카는 아시리아와 이집트 사이에 위치한 유다 왕국의 왕 히즈키야를 지원하여 아시리아의 산헤립 왕을 억제하려 했지만, 유다 왕국은 아시리아와 봉신 약속을 맺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시리아의 에사르하돈 왕은 이집트로의 침공을 결정하였고, 타하르카는 그와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남쪽으로 후퇴해야 했으며, 아시리아는 하이집트 지역을 정복하였습니다.

그러나 타하르카는 남쪽의 테베로 잠시 피난을 가서 쿠시 지방에 있는 증원군을 모으고 다시 아시리아 군대를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에사르하돈 왕은 군대를 재정비하고 대규모로 공격하여 타하르카를 다시 밀쳤습니다. 에사르하돈 왕은 북부의 멤피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을 정복하고, 심지어 타하르카의 가족과 궁정 신하 대부분을 포로로 잡아 수도 니네베로 끌어갔습니다. 에사르하돈은 이집트의 도시들에게 조공을 강요하였고, 이집트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타하르카는 다시 멤피스를 탈환하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였고, 에사르하돈은 이집트를 다시 침공하기 위해 떠났지만 원정 도중 세상을 떠났고, 그 자리를 아슈르바니팔 왕이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동적인 역사적 사건들은 제25왕조와 타하르카의 통치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었습니다.

아슈르바니팔은 결국 타하르카를 꺾고, 이번에는 남부의 테베까지 함락시켜 마침내 이집트 전체를 정복했습니다. 그러나 아슈르바니팔의 목표는 이집트를 직접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부유한 이집트의 도시들로부터 계속해서 공물을 받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꼭두각시 파라오들을 이용하여 이집트를 통치하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이때 새로운 파라오로 사이스를 수도로 삼고 네코 1세를 앉혔는데, 이것이 제26왕조로 알려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러나 사이스 지역의 귀족들 중 일부는 아시리아의 정복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시리아를 이해할 수 없는 외부 정복자로서 반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살아있던 파라오 타하르카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어서 아시리아에 대한 반란을 계획하였습니다. 이 반란을 직감한 아슈르바니팔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면서 이집트 내부의 불안정한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습니다.

타하르카는 아시리아를 피해 남쪽으로 도망가다가 기원전 664년에 테베에서 사망하였습니다. 타하르카가 죽자 그의 지명한 후계자인 타누타멘이 제2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로 즉위하였습니다. 타누타멘은 당연히 타하르카 시대의 위대한 제25왕조를 재건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군대를 모아 북부로 진격하여 아시리아 군대를 몰아내고 이집트의 독립을 복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타누타멘은 멤피스를 포함한 이집트의 상당 부분을 회복하였고, 이과정에서 아시리아의 대리인이었던 네코 1세를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멤피스 북쪽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고, 이 전투에서 타누타멘의 군대는 패배하여 이집트는 아시리아의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타누타멘은 남쪽으로 후퇴하며 테베를 거쳐 쿠시 지방까지 피난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리아 군대는 빠르게 그를 추격하여 40여 일 만에 대도시 테베에 도달했습니다. 타누타멘을 포함한 이집트는 테베에서 무자비한 약탈을 당했습니다. 이 약탈로 많은 금은보화가 양산되고 수많은 이집트인들이 노예로 끌려갔으며, 신전은 파괴되고 왕궁은 붕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테베 대약탈로 인해 쿠시 왕국이 이집트에서 쫓겨났으며, 이로써 제25왕조의 시대가 완전히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아시리아의 신하인 제26왕조가 아시리아를 대신하여 전 이집트를 통치하며, 외세의 간섭기이자 고대 이집트의 최후의 시대인 이집트 말기 왕조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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